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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위로할 것 | 김동영

hannahsienne 2023. 1. 6. 01:14

 

 

나만 위로할 것
- 김동영



 

Reykjavik, Iceland


p37 우리가 낯설고 혹독한 길을 떠날 수 있는 건 그 길 위에서 나를 닮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인지도 모르고, 때로는 많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나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이기도 하다.


p54 언젠가 너도 나처럼 먼 길을 떠나게 된다면 길에서 만난 누군가가 '거기가면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해도 계속해서 그 길을 가보렴. 그땐 내 고집을 그리고 한 걸음 다가가면 두 걸음씩 세 걸음씩 가까워지는 길들의 풍경을 조금은 이해하게 될지도 몰라.


 


 


p61 "젊음이 뭔지 아나? 젊음은 불안이야. 막 병에서 따라낸 붉고 찬란한 와인처럼,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넘쳐 흘러버릴지 모르는 와인 잔에 가득찬 와인처럼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또 한편으론 불안한거야. 하지만 젊음은 용기라네. 그리고 낭비이지. 비행기가 멀리 가기 위해서는 많은 기름을 소비해야 하네. 바로 그것처럼 멀리 보기 위해서는 가진 걸 끊임없이 소비해야 하고 대가가 필요한 거지. 자네 같은 젊은이들한테 필요한 건 불안이라는 연료라네."


p162 혹, 어쩌면 그렇게 엉망진창이 된 당신 인생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불빛이라는 걸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감정이며, 음악이 주는 기운이며 혹은 운이 좋게 얻은 공연 티켓이거나 또는 두근거리는 약속인지도 모른다. 말끔히 잊은 것 같다가도 잊히지 않는 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난 당신이 그걸 발견하길 바란다. 놓치지않기를 바란다. 그걸 주워 모래를 털고 소매로 얼룩을 닦아 더 반짝이게 만들어 당신의 깊숙한 안쪽에 넣어 보관했으면 한다. 그래서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길 바란다.

 

 


 

Reykjavik, Iceland


p173 나한테 여행은 단순히 풍경과 문화를 접하는 게 아녜요. 여행은 커다란 한 부분이에요. 인생을 행복하게, 윤기 나게 하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 여행은 내 눈동자고 피부이고 손가락이에요. 그리고 여행은, 즐거운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던 내 인생의 바퀴를 좀 더 풍요롭게 굴러가게 해주는 추억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