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 파울로 코엘료
p32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린 결코 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삶에 주어진 매순간에는, 그렇게 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못한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마법의 순간은 깨닫지 못한 채 지나가버리고, 순식간에 운명의 손길은 모든 것을 변화시켜버린다.
p59 나는 내가 불쌍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내 기억의 서랍 속에는 늘 똑같은 이야기만 가득 차 있었다니.
p77 항상 누군가와 전쟁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전쟁의 대상은 자기 자신이 되기도 하지. 자신의 삶과 전쟁을 하는 거야. 그들은 자기 머릿속에서 연극을 만들기 시작해. 그리고 자신들의 좌절에 대해 대본을 쓰는 거지.
p100 그 순간 내게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사람과 함께 있고 싶었다. 내일이면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주지않는 그런 사람과 함께. 그런 확신이 있다면, 시간이 조금은 천천히 흐를텐데. 함께 할 날은 생애 동안의 대화를 기약하면, 지금은 잠시 침묵해도 좋을텐데. 심각한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어려운 선택이나 힘든 말들을 해야 할 필요도 없을텐데.
p120 오랫동안 나였던 그 여인,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약한 그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모든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 지혜는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 앞에 버티고 서서 창을 모두 가려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방에 있는 오랜 가구의 빛이 바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녀는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부서지기 쉽고, 몹시 지쳤으며, 환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자유로워야 할 감정을 통제하고 가두려고 애썼고, 과거에 겪었던 고통의 잣대로 다가올 미래의 사랑을 판단하려 들었다.
p121 사랑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 나서야 한다. 비록 그것이 몇 시간, 혹은 며칠, 몇 주에 이르는 실망과 슬픔을 뜻한다 해도. 우리가 사랑을 구하는 순간, 사랑 역시 우리를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구원한다.
p164 내 영혼이 나에게 말을 걸도록 내버려둘 필요가 있었다. 내 마음은 너무도 많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고 너무도 많은 대답들을 필요로 했다.
p173 묻지 않아도 돼. 사랑에는 많은 질문이 필요하지 않아. 생각하기 시작하면, 겁을 먹게 될 테니까. 그건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기 때문에 말로 설명해봤자 소용이 없어. 모욕을 당하면 어쩌나, 거절하면 어쩌나, 사랑의 마법이 풀려버리면 어쩌지 하는 것들 말야. 아주 우스꽝스러워 보이겠지만, 사랑이란 그런 거야. 그러니까 사랑은 묻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야.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자주 위험과 맞닥뜨리게 돼.
p247 내가 원치도 않는 것을 위해서 싸우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도 떠올랐다. 내가 왜 그랬을까?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어쩌면 내가 다른 길들을 꿈꾸기에는 너무 게을렀던 탓일 수도 있었다. 어쩌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했는지도 모른다. 혹은 남들과 다르기 위해선 너무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하기 때문이었는지도.
p248 최초의 등반자는 그것이 위대한 일임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도전을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으며 매일 아침은 그날만의 특별한 기적, 그날만의 마법의 순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낡은 우주가 멸망하고 새로운 별들이 나타나던 그 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