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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ding postcards from california

📚 b o o k s 28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p42 나는 지금, 그를 알게 되었다. 한 달 가까이나 같은 곳에 살았는데, 지금 처음으로 그를 알았다. 혹 언젠가 그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나지만, 구름진 하늘 틈 사이로 보이는 별들처럼, 지금 같은 대화를 나눌 때 마다, 조금씩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p57 아무튼 나는 말로 표현하자면 사라져버리는 담담한 감동을 가슴에 간직한다. 시간은 많다. 끊없이 되풀이되는 밤과 아침,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이런 때가 꿈이 될지도 모르니까. p66 걷는 걸음걸음, 살아가야 하는 나날들을 내던지고 싶었다. 내일이 오고, 모레가 오고 그러다 보면 내주가 오고, 틀림없이 그렇다. 그런 일들이 이토록 성가셨던 적이 없다. 이제나저제나..

📚 b o o k s 2022.12.25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김동영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김동영 p21 내가 없더라도 내가 떠나온 그곳에선 여전히 찬란한 햇빛이 비치고, 새 계절이 올 것이며, 모두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오직 나만 홀로 떨어져 나왔으니 내가 그곳을 생각하는 만큼 누군가도 날 기억해주길 바랄 뿐. 하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내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도 세상은 어제와 같을 것이다. 단지 이렇게 조금, 아주 조금 변한 나 자신만 있을 뿐. p63 내가 그렇게 불안했던 건, 내 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대책 없이 펼쳐진 풍경들앞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어차피 난 갈 곳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기에 길을 잃을 일도 없었다. 하지만 난 바보처럼 자주 길을 잃..

📚 b o o k s 2022.12.24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p28 이상한 밤이었다. 또 모든 것이 불분명한 밤이었다. 서로의 본심을 묻지도... 정리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다. 쏟아진 첫눈 역시 어딘가 모르게 서툰 느낌이었고, 올 때의 느낌에 비해 돌아가는 길은 터무니없이 짧은 것이었다. 눈길을 걸으며, 그러나 스스로는 많은 것을 고백했다 믿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전달한 기분이었다. 설령 그것이 오해라 할지라도, 그 오해를 믿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p156 인간은 대부분 자기와, 자신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익과 건강이 최고인 거야. 하지만 좀처럼 자아는 가지려 들지 않아. 그렇게 견고한 자기, 자신을 가지고서도 늘 남과 비교를 하는 이유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끝없이 가지려 드는거야. 끝..

📚 b o o k s 2022.12.22

열다섯 번의 낮 | 신유진

열다섯 번의 낮 - 신유진 p13 나는 결국 솔직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어느 귀퉁이, 수려하지 않은 문장 하나에 투박하고 멋없는 진심 하나를 숨겨 놓을 테다. 술래 없는 숨바꼭질을 혼자 하면서 언제 들킬까 조마조마하며 아니, 들키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행여나 누군가 진짜 나를 찾아줄까 가만히 머리카락을 세울 것이다. p42 식사를 하는 동안 우리는 장국영이 왜 죽었는지, 왕가위의 영화가 왜 예전 같지 않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미 몇 번이고 나누었던, 새로울 것 없는 서로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척 연기하며 다 알고 있는 내용에 고개를 끄덕였고 공감하지 않은 부분에는 입을 다물었다. 겉도는 대화를 모른 척하던 그날의 우리를 생각하면 애처롭다. 마지막까지 저물어 가는 관계를 위해 애를 썼던 ..

📚 b o o k s 2022.12.21

버티는 삶에 관하여 |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 허지웅 p18 내 상처가 이만큼 크기 때문에 나는 착한 사람이고 오해받고 있고 너희들이 내게 하는 지적은 모두 그르다, 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착각은 결국 응답받지 못한다.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다만 짊어질 뿐이다. 짊어지고 껴안고 공생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뿐이다. 살아가는 내내 말이다. p22 실제 타인에게 더 많이 사랑받을 수 있는 나로 화장하기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래봤자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시체가 될 뿐이다. 사람은 누구도 완전할 수 없다. p101-102 실제 모든 종류의 '진심'이란 아무 의미가 없는 호소다. 진심..

📚 b o o k s 2022.12.21

환희의 인간 | 크리스티앙 보뱅

환희의 인간 - 크리스티앙 보뱅 p38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우리는 달라진다. 우리가 보는 그것이 우리 자신을 드러내고, 이름을, 진정한 자신의 이름을 부여한다. p40 그 아이와 비슷한 나이 때 술라주는 눈이 내린 풍경을 모두 검게 칠했다. 나는 내 앞에 있는 아이를 이해한다. 어린아이였던 술라주도 이해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설명할 수가 없다. 설명으로는 결코 이해시킬 수 없다. 진정한 깨달음의 빛은 누군가가 결정할 수 없는 내적 분출인 영감에서만 올 수 있는 것이다. p76 이 메마른 사막 속에서 난 사랑을 기다리며 글을 썼다. 사랑이 올 수 없는 불가능 속에서 사랑이 오는 것을 기다리며 글을 썼다. 밤보다 더 격렬한 단어로, 밤보다 더 어두운 단어로 글을 썼다. 밤이 지나가길 바라면서, 더 깊은 어..

📚 b o o k s 2022.12.20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 타인에게 얽매이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 웨인 다이어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 타인에게 얽매이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 웨인 다이어 p1 세상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개성과 주관이 뚜렷하고 독립적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엉뚱해 보이는 것쯤은 상관하지 않는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사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의 본모습 그대로 세상과 마주하고자 한다. 그러나 세상은 이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사회적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규제의 틀 안에 가두려 하거나, '엉뚱하다'는 꼬리표를 붙여 배척하곤 한다. 이렇듯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평균', '정상'이라는 범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끊임없이 평가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p2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존재는 자신이어야 하며 그로 인해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

📚 b o o k s 2022.12.19

자존감의 여섯 기둥 :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 | 너새니얼 브랜든

자존감의 여섯 기둥 :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 - 너새니얼 브랜든 p2 우리는 건강한 자존감 없이는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존중하지 않고 자기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자기 정신을 믿지 못한다면, 그런 사회는 잠재력을 실현할 수 없다. p4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더 관대하고 정직하며, 적절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각이 가치 있다고 여기므로 명확성을 두려워하기보다 반기기 때문이다. p4 자존감이 높을 수록 자신의 풍요로운 내면 세계의 감각을 반영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충동을 더 강하게 느낀다.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는 자신을 '증명'하려는 욕구나 기계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살면서 자신을 망각하려는 욕구가 더..

📚 b o o k s 202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