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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ding postcards from california

전체 글 44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채사장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 채사장 p21 각자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여 마지막에 반드시 얻게 될 삶에 대한 이해. 그 궁극의 지식은 몇몇의 책에서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오해와 노년의 오만과 무수한 시행착오와 상실과 고통과, 그 속에서도 기어코 피어나는 작은 행복과 사랑하는 이의 부드러운 손과 깊은 눈동자와 내면의 고요. 그것들 속에서 우리는 삼각형과 사각형을 얻을 것이고, 마침내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삶이라는 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될 것이다. p28 그렇다면 너는 왜 사람들을 만나고 말하고 글을 쓰는가. 그것은 내가 믿기 때문이다. 내 외부에 나처럼 자의식을 가진 타인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

📚 b o o k s 2023.01.03

사우스포인트의 연인 | 요시모토 바나나

사우스포인트의 연인 - 요시모토 바나나 p13-14 천천히 시간을 두고 포기하는 것은, 간혹 모든 것이 옛날로 돌아갈 듯하고 앞으로 만사가 다 좋아질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희망의 순간이 있는 만큼, 딱 포기해 버리는 것보다 몇 배는 슬픈 일이었다. 기대하면 하는 만큼, 슬픔도 깊어진다. 만날 때마다 하나, 또 하나 품고 있던 희망을 지워 가는 그 느낌은 얼룩처럼 마음에 남아 있었다. 더구나 무의식적으로 전기 스위치를 끄는 것이 아니라, 촛불을 하나 하나 불어 끄는 것처럼, 보다 의식적으로 지워 나가는 느낌이었다. p38 만사가 대개 그렇지만, 무언가가 시작되는 순간은 딱 하나의 포인트로 집약된다.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진솔하게 거슬러 올라가면, 반드시 그 한순간에 닿는다. p39 집 밖에 있을 때면..

📚 b o o k s 2023.01.02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조금 안다고 뭐 그리 대수겠는가. 많이 아는 체하는 날들은 고개 숙이지 못하게 한다. 고개를 숙이지 못하면 남보다 먼지를 더 들이마시게 되고 그 먼지는 씻겨나가지 못하고 몸 안에서 굳어지고 딱딱해져서 생각과 함께 돌이 된다. "또 볼 수 있겠죠?" 어떻게 볼 수 없을까. 그림을 이야기하고 기르던 고양이를 이야기하다가 저녁이 오는 것까지 같이 바라봐야 한다면 어떻게 멀리 있을 수 있을까. 사라지는 것을 보는 일과 사라지는 것을 애써 잡는 일, 그 일을 혼자는 할 수 없을 터인데 어떻게 우리가 따로일 수 있을까. 말 한마디가 오래 남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 귀에는 아무 말도 아니게 들릴 수 있을텐데 뱅그르 뱅그르 내 마음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말. 한마디 말일 뿐인데 진동..

📚 b o o k s 2023.01.01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파울로 코엘료 p67 여러분들도 이처럼 되어야합니다. 미친 사람이 되세요. 하지만 정상인들처럼 행동하세요. 남들과 다르다는 위험을 감수하세요. 하지만 주의를 끌지 않고 그렇게 하는 법을 배우세요. 이 꽃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진정한 자아가 모습을 드러내도록 가만히 놓아두십시오. p67 사춘기 시절, 그녀는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는, 뭔가 바꾸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그것도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하느라고. p86-88 그녀는 지금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다. 그 곳에서는 인간 존재들이 자기 자신에게 감추는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은 우..

📚 b o o k s 2022.12.31

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 양정훈

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 스웨덴,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 양정훈 한때는 이렇게도 생각을 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내가 꼭 대단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걸 이해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평범한 내 삶을 용서하게 되는 거라고. 하지만 지나보니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저마다 삶이 저렇게 눈부시고 선명한 것을요. 그러니 나는 다시 찾아야 하는가 봅니다. 어떻게 어른이 되어 안녕히 안녕히 살 수 있을까요? 그러니 아무리 사람을 믿지 못해도 그의 가슴에 나무를 심을 수 없다고는 말하지 마라. 나무 하나 누구의 가슴에 심지 못하고 사랑하는 것만큼 허투루 사는 일이 없다. 부디 사랑이 다 지고 아무 것도 남은게 없다고 슬프지도 마라. 당신이 사막이 되지 않고 사는 것은 ..

📚 b o o k s 2022.12.29

당신이라는 안정제 | 김동영

당신이라는 안정제 - 김동영 p11 누군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바라보기만 할 수 있다면 내 마음은 훨씬 수월할 거예요. 마음 쓸 일도 더 줄어들테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그러려니 하며 평정심을 유지하기도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진짜를 놓치게 될 것 같아요. 삶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것 같고요. 멀리서 바라보면 편하지만 진짜 마음에는 닿을 수 없겠지요. p48 모든 결심과 실천에 이유와 이성적 판단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유와 생각, 논리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전적으로 "그래 지금 시작하자"고 결심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뿐입니다. p57-58 그는 지금보다 조금 더 가벼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점점 더..

📚 b o o k s 2022.12.26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p42 나는 지금, 그를 알게 되었다. 한 달 가까이나 같은 곳에 살았는데, 지금 처음으로 그를 알았다. 혹 언젠가 그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나지만, 구름진 하늘 틈 사이로 보이는 별들처럼, 지금 같은 대화를 나눌 때 마다, 조금씩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p57 아무튼 나는 말로 표현하자면 사라져버리는 담담한 감동을 가슴에 간직한다. 시간은 많다. 끊없이 되풀이되는 밤과 아침,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이런 때가 꿈이 될지도 모르니까. p66 걷는 걸음걸음, 살아가야 하는 나날들을 내던지고 싶었다. 내일이 오고, 모레가 오고 그러다 보면 내주가 오고, 틀림없이 그렇다. 그런 일들이 이토록 성가셨던 적이 없다. 이제나저제나..

📚 b o o k s 2022.12.25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김동영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김동영 p21 내가 없더라도 내가 떠나온 그곳에선 여전히 찬란한 햇빛이 비치고, 새 계절이 올 것이며, 모두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오직 나만 홀로 떨어져 나왔으니 내가 그곳을 생각하는 만큼 누군가도 날 기억해주길 바랄 뿐. 하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내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도 세상은 어제와 같을 것이다. 단지 이렇게 조금, 아주 조금 변한 나 자신만 있을 뿐. p63 내가 그렇게 불안했던 건, 내 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대책 없이 펼쳐진 풍경들앞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어차피 난 갈 곳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기에 길을 잃을 일도 없었다. 하지만 난 바보처럼 자주 길을 잃..

📚 b o o k s 2022.12.24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p28 이상한 밤이었다. 또 모든 것이 불분명한 밤이었다. 서로의 본심을 묻지도... 정리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다. 쏟아진 첫눈 역시 어딘가 모르게 서툰 느낌이었고, 올 때의 느낌에 비해 돌아가는 길은 터무니없이 짧은 것이었다. 눈길을 걸으며, 그러나 스스로는 많은 것을 고백했다 믿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전달한 기분이었다. 설령 그것이 오해라 할지라도, 그 오해를 믿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p156 인간은 대부분 자기와, 자신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익과 건강이 최고인 거야. 하지만 좀처럼 자아는 가지려 들지 않아. 그렇게 견고한 자기, 자신을 가지고서도 늘 남과 비교를 하는 이유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끝없이 가지려 드는거야. 끝..

📚 b o o k s 2022.12.22

열다섯 번의 낮 | 신유진

열다섯 번의 낮 - 신유진 p13 나는 결국 솔직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어느 귀퉁이, 수려하지 않은 문장 하나에 투박하고 멋없는 진심 하나를 숨겨 놓을 테다. 술래 없는 숨바꼭질을 혼자 하면서 언제 들킬까 조마조마하며 아니, 들키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행여나 누군가 진짜 나를 찾아줄까 가만히 머리카락을 세울 것이다. p42 식사를 하는 동안 우리는 장국영이 왜 죽었는지, 왕가위의 영화가 왜 예전 같지 않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미 몇 번이고 나누었던, 새로울 것 없는 서로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척 연기하며 다 알고 있는 내용에 고개를 끄덕였고 공감하지 않은 부분에는 입을 다물었다. 겉도는 대화를 모른 척하던 그날의 우리를 생각하면 애처롭다. 마지막까지 저물어 가는 관계를 위해 애를 썼던 ..

📚 b o o k s 2022.12.21